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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신문 칼럼 기고] 멀리서 보면 푸른 봄 - 박은미 교수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05.13 14:57 조회수 1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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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보면 푸른 봄...>                                        

                                                                                                                                     영유아학부 박은미 교수

겨울이 끝자락에 걸려있던 어느 날, 생일 축하를 핑계(?)로 오랜만에 친구와 얼굴을 맞대었다. 스마트폰의 덕분으로 가끔씩 안부 삼아 수다를 떨긴 하지만 보는 것 만큼이야 하랴.

자리에는 친구의 딸도 함께였다. 대학을 졸업하고 갓 취직하여 이래저래 그 아이도 바쁜 탓에 엄마의 생일 축하 시간을 내가 본의 아니게 빼앗는 느낌도 들었고, 또 내 딸과도 같은 그 아이 역시 오랜만이기에 내가 굳이 그게 좋겠다고 우긴 때문이기도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우며 즐겁게 식사를 마치고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겼다. 밀린 숙제라도 하는 것처럼 또 이런 저런 끝도 없는 얘기를 하다 보니 아마도 우리끼리의 자리가 되어버렸던지... 맞은편의 딸아이는 언제부터인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시선을 스마트폰에 박고 있었다. “영화 보니?” -좀 미안한 마음도 있고 해서 지나가는 말처럼 묻자, 웹툰이란다.- 내 표정에서 용어의 생소함 을 읽었는지 재빠르게 웹툰이 뭔지 설명을 해준다.

그리고 제목이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이란다. 이번에도 내가 알듯 모를 듯한 표정을 지으며 눈으로 물음표를 달자, -“아...푸른 봄은 말 그대로 ‘청춘’을 풀어서 쓴 거구요. 그러니까 왜 청춘, 그러면 뭔가 생기있고 희망찬 이미지로 느끼기 쉬운 데, 그건 멀리서 볼 때 그런 거고, 실제로 깊게 들여다보자면 겉보기와는 또 다른 그들만의 고뇌가 있다는-뭐 그런 뜻이죠”.-대충 이런 의미라는 거다. 당연히 뭐 어려운 이해도 아니었다. 그렇구나...!!! 나는 그 아이의 성의에 답례하듯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아무튼 친구 딸아이의 덕분에 나도 그 얼마 후엔 웹툰을 즐기는 제법 괜찮은(?) 기성세대가 됐지만, 정작 그 날 돌아오는 길에 내 마음이 영 개운치 않게 무거웠던 것은 그 아이가 흘리듯 던져 준 그 다음 말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청춘은 참 외롭다는 거죠. 하고 싶은 얘기는 가슴에 쌓였는데 아무도 들어 줄 사람이 없다는 거에요. 부모도 친구도 선배도..말이죠-

그렇다 우리 사회의 청춘은 유독 더 외롭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청춘의 고뇌가 갖는 성격은 크게 다를 리는 없겠지만, 그 내용은 사회 문화적 맥락에 따라 판이하게 다를 수 있다.

마음이 참 무거웠다. 적지 않은 시간 교단에 몸담아 온 필자의 직업인으로서는 물론, 한 개인으로서의 수많은 직·간접 경험은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경직성이 얼마나 많은 청춘들을 숨 막히게 하고 있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고, 또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 필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소통이 시대의 화두가 되어 많은 교육적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고 있음은 다행이나, 사회 전반의 문화로 자리 잡기는 아직 요원해 보인다.

경위야 어떻든, 지금은 엄연한 현실 정치인이 되어버린 한 인물이, 한때 청춘들의 멘토로 군림하며 사회적 신드롬을 야기했던 사건은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중요한 숙제중 하나가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는 자신의 성공담을 ‘얘기하러’ 간 게 아니라, 그들의 실패담을 ‘들으러’갔기 때문이다. 무수한 선정적 상업주의가 정보라는 이름의 포장 속에 난무하는, 인문학의 황무지와도 같은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청춘들의 고뇌를 ‘일자리 찾아주면 되는 식’으로 치부하면서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닫고 있는 한, 단언컨대 밝은 미래는 없다.

 낮에는 저만큼 여름이 벌써 느껴질 정도로 완연한 봄이다. 창문을 열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청춘들의 목소리가 잘게 부서져 묘한 불협화음을 이루며 쏟아져 들어 온다.

[안산신문 칼럼] http://www.ansansm.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