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장학금 50% 감액 관련하여 학부모는 학교에 의견을 제시할 방법이 없다하시며
아버지께서 학교 게시판에 원문 그대로 글 올려달라고 하셨습니다.
학부모의 입장이 어떤지를 보여드리고자 글 올리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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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님 이하 학교 운영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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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영향력이 쌓여 명품 학교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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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올 해(2020년) 안산대학교에 입학한 자녀를 둔 학부모입니다.
뜻하지 않은 코로나19사태로 입학을 하고도 학교에 한 번도 가지 못하고 집에서만 온라인 수업을 들어야하는
딸아이를 바라보며 짧은 학교생활이지만 캠퍼스를 누비며 학창시절의 좋은 추억들을 만들길 바랐던
작은 희망이 사라지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봐야 했습니다.
하지만 딸아이를 잘 다독이고 응원하여 비록 온라인 수업이지만 “다 네가 하기 나름이니 열심히 하라”고
응원했고 딸아이도 자기가 원하던 학과 수업이었기에 나름 열심히 하더군요. 그런데 실습이 많은
학과 특성상 열심히 강의 해 주신 교수님들 노력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수업은 부족함이 많아보였습니다.
이론 수업도 아닌 수 많은 실습들을 영상만 보고 재현하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이었겠습니까~.
좁은 방에서 노트북을 펼쳐 놓고 진땀을 흘리며 실습 내용을 시연하고 반복하는 딸이 대견했습니다.
저는 세 자녀가 모두 대학생입니다. 그만큼 교육비 지출이 상당합니다. 그러다보니 막내인 딸아이는
자기가 열심히 해서 장학금을 받아 등록금에 대한 부모님 짐을 덜어주겠노라고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오빠들을 비롯한 가족 모두가 열심히 응원했고 딸아이는 꾸준히 노력한 결과 정말 좋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딸아이는 안산대학교의 성적장학금 규정에 따라 수업료 전액의 장학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뛸 듯이
기뻐했고 그런 아이를 바라보는 저도 기쁘고 행복하더군요.
그런데 며칠 전 시무룩해진 딸아이가 성적장학금이 전액이 아니라 50%라는 소리를 하는 겁니다.
처음엔 설마했습니다. 학교홈페이지에 들어가 공지사항 등 구석구석 둘러보았는데
2학기 등록금 납부에 대한 공지는 있었지만 8월13일 현재 그 어디에도 장학금이 감액된 내용과 이유를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학교 장학담당관에게 전화를 하였더니 장학금이 반액으로 감액된 것이
맞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통화 내용이라 장황했지만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통화 시 장학담당관의 장학금 감액결정 이유 및 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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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면수업 학기 때와 다르게 비대면 수업이다 보니 성적평가 방법이 달랐다. 즉 비대면 수업은
대면수업 때보다 성적을 후하게(절대평가 등) 준 경향이 있어 성적에 대한 변별력이 떨어진다.
반론: 성적을 후하게 줘서 평균성적이 높던, 성적을 박하게 줘서 평균성적이 낮던 최상위와 최하위는
반드시 존재하는 것인데 이번 성적이 뭐가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것입니까? 그럼 이번에 거둔
All A+의 성적은 거짓성적이라는 건가요? 이건 성적을 주신 교수님들께 학교가 스스로 먹칠을 하시는
행위입니다. 그렇다면 교수님들께서 시험을 정말 어렵게 내서 과1등 학생의 평균학점이 3.5였다면
1등은 했지만 평균성적이 낮으니 성적장학금을 수여하지 않을 것입니까?
2.코로나19등의 사태로 더 많은 학생들에게 장학금 혜택을 주기 위해 감축된 성적장학금을 사용하겠다.
반론: 학교가 더 많은 재학생들 지원을 위해 장학금 수여를 고려했다면 잘 하신 겁니다.
장학금 혜택을 늘리겠다는데 누가 반대를 하겠습니까? 그렇다면 다른 재정을 확충하여 도와줘야지
왜 정당하게 노력해서 결과를 낸 학생들의 몫인 성적장학금을 빼앗아 가야하는 겁니까?
그것도 교수님들의 말씀을 잘 따르고, 열심히 공부한 우수한 학생들이 피해를 받게 하는 것입니까?
우리 아이들 모두는 잠재적 장학생들입니다. 성적장학금 수혜여부는 학생 노력 여부로 결정되어지는
것이지 몇몇의 사람들이 책상에 앉아 순식간에 결정 할 내용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3.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비용증가로 대학경비 추가 지출이 일어났다.
반론: 도서관, 식당, 학생회관, 강의실 등 각종 학교시설물도 이용하지 않고 학교 행사 등도 취소 되서
현재의 비대면 수업 운용 자금이 대면수업 대비 더 줄어들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 상식 아닙니까?
정말 비대면 수업 때문에 지난 학기 돈을 더 많이 쓰셨다면 그 근거를 제시 해 봐 주세요.
4.총학생회가 동의했다.
반론: 이런 장학금 감액 결정을 누가 한 것이냐고 물으니 학교 관계자와 총학생회가 동의를 했답니다.
처음엔 그나마도 폐지하려고 했다가 50%라도 주는 것이니 잘 된 일 아니냐는 겁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로 다른 장학금도 아닌 성적장학금을 폐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거죠?
이것이 사실이라면 학생들의 의견과 복지를 대변하는 총학생회는 장학금 감면 관련하여
학생들의 의견 수렴과정을 왜 거치지 않았으며 학교에서 어떠한 이유로 장학금 감액을 추진했는지,
그 이유가 정당하고 합리적인 것이었는지, 또한 이 모든 내용을 학생들에게 고지하였나요?
<호소를 마치며....>
학생과 학부모는 학교가 결정하면 그것이 아무리 부당하고 비합리적이어도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입니까? 그것도 등록금 납부 1주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 급하게 내린 결정이라니요.....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수업의 질 저하 때문에 입은 손해만으로도 학생들은 이미 충분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공부한 학생들에게 이러한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예년 대비 후한 성적을 주시고는(학과목들의 절대 평가를 학생들이 선택했나요?) 그 후한 성적의
변별력 부족이 성적장학금 감액을 결정한 이유라니요?
성적을 박하게 주던, 후하게 주던 목표를 향해 열심히 공부하여 장학금 수혜자격을 스스로 획득한
학생들의 자긍심만은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본분을 가장 충실하게 지킨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을 주는 것이 아닌 노력하면 충분한 포상과 혜택이 돌아간다는 믿음을 심어주시기 바랍니다.
안산대학교 홈페이지에 장학금 수여 목적이 이렇게 기록되어 있더군요.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 완화 및 학업의지 향상을 통한 복지환경 개선” 이라고 말입니다.
이번 안산대학의 일방적 성적장학금 반액지급이 위 내용 어디에 해당되는지요?
대학은 학생들에게 약속을 지키고 정의를 실천함으로써 사회에 진출할 반듯한 인재를 양성하는 곳입니다.
학교의 부당한 처사로 인해 노력하는 학생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성적장학금 50% 감액 결정을
백지화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